치매는 인지 장애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증상을 동반한다. 어떤 환자들은 초조와 불안으로 안절부절 못하거나 무기력해하고 우울해 할 수 있다. 때로는 공격적 행동을 하고 의심을 하는 편집적 행동을 하는 등의 정신행동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이러한 정신행동증상(BPSD: 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은 치매의 경과를 악화시키거나 보호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치매의 치료에는 인지 기능의 저하 뿐 아니라 이러한 정신행동증상에 대한 평가와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동 장애을 포함해서 정신이 이상한 행동을 할때 치료하는 약물들은 항정신병 약물, 항우울제, 항불안제, 항경련제 등을 주로 사용한다. 또한 얼마나 심각한 공격성이 잦은 빈도로 나타나는지, 특정약물을 사용할 수 없는 신체질환이 있는지 등등 경우에 따라서 2~3가지 약물을 병행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정신행동증상에 대한 약물치료의 효과는 좋은 편이지만 개인차가 있어 모든 증상에 대해 약물치료가 동일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항정신병 약물은 심각한 초조와 공격성, 망상, 환각 등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 주로 사용한다. 전형적 항정신병 약물로는 대표적으로 할로페리돌, 클로르프로마진 등이 있다. 이런 약물 부작용으로 몸이 뻣뻣해 지고 얼굴표정이 없어지고 졸리고 처지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장기간 복용할 때에는 근육이 통제가 되지 않고 마음대로 움직이는 지연성 운동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심한 동요가 있을 때 주요 진정제와 신경이완제로도 투여하는 할로페리돌을 처방받기도 한다. 할리페리돌은 적당량에서는 걸음 걸이가 뻣뻣해 지고 흔들리는 파킨슨 병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으며 일부는 저용량으로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드물지만 초조와 공격성이 매우 심하여 동요 상태가 지속되는 조증 상태인 경우 항경련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전형적인 향정약물에 비해 효과가 비슷하지만 부작용이 적어 비 전형적 항정신병 약물이 최근 널리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리스페리돈, 올라자핀, 퀘티아핀, 아리피프라졸, 클로자핀 등이 있다. 리스페리돈(리스돈)은 파킨슨 병과 유사한 부작용이 적어 공격성과 정신병 치료에 도움을 주는 약물로 사용되고 있다. 때때로 올라자핀(자이프렉사)와 퀘티아핀(쎄로켈)이 사용되지만 올라자핀과 리스페리돈은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우울증의 증상은 치매 환자에게 매우 흔한 증상이며 항우울제 약물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항우울제는 독성이 있어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은 트라조돈(트리티코) 약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트라조돈은 뇌와 장에서 분비되어 기분과 감정을 조절해 행복감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재흡수 되는 것을 차단하여 세로토닌 농도를 높여서 우울증을 개선시키는 약물이다.
공황 발작과 두려움을 동반한 불안 상태는 치매 환자에게 매우 고통을 주고 가족과 보호자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이때 짧은 기간의 불안은 항불안 약물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들이 단기적으로 불안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의존성이 생길 우려가 크기 때문에 증상 조절을 위해 일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만약 장기간 유지가 필요한 경우는 항정신병 약물 등 다른 약물로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하는 환자 대다수는 그 효과에 빠르게 익숙해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과가 떨어져 금단증상이 있어 종종 불안 증상이 재발한다.
일반적으로 치매로 처방되는 많은 약물은 낮 동안 진정상태를 과도하게 유발하여 정작 밤에는 잠을 잘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깨어 밤에 배회하는 활동을 하면 많은 어려움을 겪어 수면제를 처방까지 받게 된다. 반면에 치매 환자에게 낮 동안의 활동이나 자극을 증가시키면 밤에 수면 유도 약물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다. 수면 장애를 치료하기위한 약물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이는 이러한 약물들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약물 중단 후에 치매 환자는 다시 불면증과 불안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약물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그중 일부는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유용한 약물도 치매로 인한 뇌의 점진적인 변화로 약물 효과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항상 의사에게 약이 처방되는 이유와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지 확인하여 최소한의 약물요법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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